[건강칼럼] 약 복용보다 병 관리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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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우 작성일19-06-13 09:00 조회5,8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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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관 청주의료원장
약 복용보다 병 관리가 더욱더 중요
해마다 10월이면 65세가 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특별히 청주시민은 60세 이상이면 대상이 된다. 현대의학의 꽃을 예방의학이라고 강조하는 나는 여러 분야의 예방이 있지만 특별히 예방접종은 건강이나 사회 경제학적 기여에 있어 문자 그대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70세 전후의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학생이었을 때 여름이 되면 방학을 빼고도 여러 날을 학교에 가지 못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일본뇌염 때문이었다. 해마다 남쪽 지방에서부터 올라오는 뇌염환자 소식과 사망자 소식은 전국을 휩쓸며 매년 어린이 사망자 수가 수백 명이었다.
디프테리아, 백일해, 이질, 장티푸스, 파상풍 등 생각하기도 싫은 병들이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예방접종의 효과다. 우리나라에서 B형간염에 대한 검사가 적극적으로 실시되었을 때 전 국민의 10%가 보균자로 밝혀지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적도 있다. 당시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대부분이 B형 간염을 앓고 난 후 발생하는 것이었기에 B형간염 예방 주사가 간암 예방주사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었고, B형간염 예방접종이 국가적으로 실시되고 나서는 B형간염 예방은 물론 간염 후 간암 환자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야기가 잠깐 밖으로 흘렀는데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되면 우리 의료원에서는 원장이 직접 어르신들의 접종 전 문진과 상담을 한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르신 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 환자가 너무 많다.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이 그 원인중의 하나이지만 문제는 그 분들이 그런 병들을 올바르게 관리하고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고쳐지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이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신다. 그러나 관리는 잘 못 하고 계신다. 고혈압이 있다고 하시는 분께 '잘 관리되고 있나요?'하고 질문하며 대부분의 환자가 '왔다 갔다 해요'하신다.
혈압이 잴 때마다 달라진다는 말씀이다. 혈압을 언제 재시느냐고 여쭈면 병원에 갈 때 아니면 혈압계가 눈에 띄면 재 본다고 하신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본인의 혈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매일 하루에 두 번은 일정한 시간에 재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잠들기 전과 자고 일어나서 바로 재는 것을 권한다. 혈압은 일정한 것이 아니고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에 재서 그 평균이 본인의 혈압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것을 기준으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혈압 관리다. 혈압이 잴 때마다 다른 것은 시간의 차이라든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 이상한 것이 아니다. 특히 병원에 가서 의료진 앞에서 재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혈압이 높게 나오는데 이것을 '의사 흰색 가운에 의한 고혈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혈압이 높은 분들은 꼭 혈압계를 구비하시도록 권한다. 그래서 매일 같은 시간에 측정할 수 있고 그 결과로 본인의 혈압을 알고 그 혈압을 관리해야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혈압이 왔다 갔다 하신다고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약은 매일 먹는 데요' 하시는 분들이 많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혈압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혈압이 관리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이 그런 분들의 혈압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정말 혈압이 높으냐 하는 것은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본인의 정확한 혈압이 어떻냐 하는 것인데 이는 매일 혈압을 재서 자기 혈압을 아는 방법 밖에 없다. 만약 그렇게 잰 혈압이 일정하게 정상 범위에서 움직인다면 잘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인데 불규칙한 시간에 재는 바람에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약을 먹으면서도 본인의 정확한 혈압(매일 일정한 시간에 측정한 혈압)이 높다라면 이는 약의 양이나 종류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관리이다. 병원에 가고 가끔 혈압을 재고 약을 타다 먹고 하는 것은 본인의 혈압이 정상 범위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괜히 시간 빼앗기고 돈 내버리고 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병원에 가고 약을 먹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관리 하에 정상 혈압을 유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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